(책)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1950년대 미국은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도시계획사업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여 사업이 전개되었으나 새롭게 조성된 곳은 예전만큼 흥미롭지도 활기가 넘치지도 않게 됩니다. 당시 <건축포럼>의 편집장이었던 제인 제이콥스는 그때부터 정통 도시계획 이론을 부정하며 기존 도시계획가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 도시 살리기 운동을 시작합니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제인 제이콥스의 고민이 담겨져 있습니다.
안전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3가지 특징을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감시할 수 있는 눈이 되어야 주어야 하는데, 첫째,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 사이에 분명한 경계선이 존재해야 합니다. 둘째, 낯선 사람들을 수용하고 주민과 낯선 사람들 모두에게 안전을 보장하도록 만들어진 거리의 건물들은 거리를 향해야 합니다. 셋째, 보도에는 이용자들이 끊이지 않아야 합니다. 이러한 감시를 위한 기본적인 필요조건으로 상당한 수의 상점을 비롯한 공공장소들이 지역의 보도를 따라 드문드문 박혀 있어야 합니다.
그녀는 도시에서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안전과 활기와 다양성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도시는 온갖 사업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교류하고 접촉하는 공간으로서, 이러한 도시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다양한 인간 활동입니다.
도시 거리와 지구에서 풍부한 다양성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첫째, 지구와 그 내부의 가능한 많은 지역이 하나 이상, 가급적이면 두 이상의 주요 기능에 이바지할 것을 제안합니다. 각기 다른 일정으로 외출을 하고 서로 다른 목적으로 그 장소에 있지만 많은 시설을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언제나 확실하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모통이를 돌 기회가 많도록 대부분의 블록이 짧아야 합니다. 셋째, 경제적 수익이 다양하도록 하기 위해 상당한 비중의 오래된 건물을 비롯하여 햇수와 상태가 각기 다른 여러 건물이 지구에 섞여 있어야 합니다. 넷째, 사람들이 충분히 오밀조밀 집중되어 있어야 합니다. 다시 정리하면,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야 져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용도가 다양할수록 건물의 형태가 연수가 다양할수록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음을 말합니다.
50여년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이 책은 도시재생사업이 어떤 모습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잘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건축 평론가 존 러스킨은 도시 건축 풍경의 진정한 차이는 “인간의 얽히고 설킨 행동 유형”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즉 건축물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을 대하는 인간의 다양한 행동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인 제이콥스의 책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은 도시개발사업을 건축물이나 토목공사 등의 기계적인 관점이 아닌 인문학적 혹은 심리학적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관점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으로써 추천드립니다.